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지연(28·가명)씨는 가족이 있는 한국에서 취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 사정에 어두웠던 이씨는 대부분의 취업준비생이 갖고 있는 토익 점수조차 없었다. 이씨는 해외영업 전문가를 꿈꾸고 관련 직무를 채용하는 여러 국내 대기업에 지원서를 냈지만, 대부분 서류 통과조차 하지 못했다. 서류 지원 요건에 토익 점수를 기본으로 내건 회사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가운데 이씨는 효성그룹 서류 전형에 통과했다. 효성은 학점·어학 점수 없이도 대학 졸업예정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전형 내내 유창한 영어 실력과 함께 해외영업 전문가라는 확실한 포부를 보여준 끝에 효성에 최종 합격했다.
◇매년 9월 신입 공채…글로벌 인재 뽑아
효성은 매년 9~11월 신입공채를 한다. 작년 하반기에는 3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섬유·화학·산업자재·건설·정보통신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전 계열 전공분야의 우수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지방대학교의 우수 인재도 꾸준히 채용하고 있다.
효성의 인재상은 ‘효성웨이(Hyosung Way)’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어학점수나 학점에 상관없이 글로벌 역량을 갖춘 실력 있는 인재를 채용한다. 영어 공인 점수는 채용 과정에서 참고자료로만 활용한다.
◇채용 과정 단계
효성의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인적성검사→면접전형 순이다. 이중 면접 전형은 직무 프리젠테이션 면접, 핵심가치 역량 면접, 집단토론 면접 총 3가지로 이뤄져 있다. 모든 면접 전형은 하루에 끝난다.
◇서류 심사 : 모든 내용을 합격의 요소로 고려해야
서류전형은 면접전형으로 가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다. 자기소개서를 포함해 서류에 담긴 모든 내용이 합격의 당락을 좌우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효성은 어학이나 학점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본인의 역량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효성의 작년 공채는 총 3만여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이 100대 1 이상을 기록했다. 자소서는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효성은 모든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이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내용보다는 자신만의 강점과 개성을 자소서에 적극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
자소서는 서류전형은 물론 면접전형에서도 많이 쓰인다. 지원자가 가장 자신 있는 강점을 지원서에 녹여내 면접관이 그 부분에 대해 질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요령이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업무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이나 역량을 충분히 표현하는 것이 좋다. 자소서 질문은 성장과정·직무역량·성공과 실패 경험·지원 동기와 입사 후 포부 총 4개 문항이다. 각 문항에 중언부언하지 말고 핵심적인 내용을 제한된 글자(항목당 최대 500자) 속에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포인트다.
◇인·적성검사
서류전형에서는 최종 합격자의 10배수 정도가 통과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인·적성검사를 치른다. 인성검사에서는 거짓말하거나 의도적으로 답을 왜곡해서 답할 경우 오히려 감점을 당할 수 있다. 자신이 생각하거나 경험한 바를 있는 그대로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성검사의 경우 모르는 문제에 대해서는 오답을 체크하는 것보다는 아예 답하지 않는 것이 감점을 적게 당한다. 한 마디로 마구잡이 ‘찍기’는 안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인·적성검사 평가 결과는 면접 전형의 참고자료다.
◇면접 전형
작년에 효성은 총 3가지 면접(직무 프리젠테이션 면접, 핵심가치 역량 면접, 집단토론 면접)을 치렀다. 먼저 구직자 1명과 여러 명의 면접관이 직무프리젠테이션 면접을 치렀다. 지원 직무와 관련된 문제를 제시하면 이에 대한 분석 및 해결력을 평가하는 프리젠테이션 면접이다. 지원자의 분석력과 논리력, 표현력, 직무지식 등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효성 제품의 영업 방법 개선을 위해 제안한다면?’, ‘효성의 온라인상 이미지를 제고하는 방안은?’ 등의 질문이 나왔다.
핵심가치 역량 면접은 효성의 최고 핵심가치인 ‘최고, 혁신, 책임, 신뢰’의 관점에서 지원자의 인성과 역량을 평가하는 심층 면접이다. 지원자가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실제 업무에서 발휘할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 효성인으로서 기본 자질인 인성도 평가한다. 예를 들어 ‘업무 중에 아직 상사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저지른 큰 실수를 발견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상사의 지시사항을 이행하는 중에 약속한 날짜까지 업무를 마치지 못할 상황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와 같은 문제가 나왔다. 각 답변마다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 된다.
집단 토론 면접은 6명의 구직자가 함께 참여한다. 시사 문제나 사회 현안에 대한 찬·반토론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개인 블로그의 상업화’, ‘공항 입국장 면세점 개설’ 등의 주제가 문제로 나왔다. 면접관은 토론 참가자의 이름만 아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지원자로서는 자신의 스펙과 상관없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만 집단토론 면접은 해당 주제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여러 명의 구직자들과 함께 적절한 해결책을 발견하고 상호 설득과 이해의 과정을 거치는지가 평가 요소다. 지원자의 의사소통력과 문제해결력, 협조성, 적극성 등을 평가한다.
작년 공채 때는 직무 프리젠테이션과 핵심가치 역량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면접 총점이 낮았던 지원자가 있었다. 이 지원자는 토론면접에서 자신의 주장을 너무 강하게 내세워 감점을 당했다. 한정된 토론 시간 동안 자신의 주장만 내세운 나머지 의사소통능력과 팀워크 역량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토론 면접은 다수의 지원자가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해야 함을 잊지 말자.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지원자의 발언기회를 빼앗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수많은 지원자를 만난 면접관들이 가장 인상 깊었던 지원자는 대개 어떤 사람일까. 대부분의 면접관은 진심으로 효성에 입사하고 싶어하는 지원자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한 면접관은 “채용설명회 때 평소 효성이 하는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 않으면 절대 알지 못할만한 수준 높은 질문을 한 지원자가 있었다”면서 “그 지원자가 정말 효성에서 일하고 싶어한다는 좋은 느낌을 받았고, 실제로도 공채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참고로 해당 지원자는 ‘효성이 그동안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탄소섬유, 폴리케톤 등 신소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는데, 실제로 이 사업들이 성공할 수 있을지, 글로벌 시장 전략은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졌다.
이 기사는 효성 지원본부 인사관리팀 강서희 대리(seohee@hyosung.com)가 도와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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